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 노르망디의 작은 항구 도시 옹플뢰르 [Honfleur]. 귀스타프 쿠르베, 외젠 부댕, 클로드 모네 등 내노라하는 예술가들이 한 마음으로 사랑한 아름다운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엽서 속 그림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지금은 평화롭고 작은 항구의 모습이지만 과거에는 군사적 요충지로, 항구의 끝에는 방어를 목적으로 지어진 요새 건축물 '리외트낭스'를 볼 수 있다. 센강의 하류와 영국해협이 연결되는 지점에 위치한 옹플뢰르는 좁은 해협을 두고 잉글랜드와 마주하고 있기에 중세시대부터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를 담당했던 도시이다.
항구 주변 집들이 청회색의 청석돌판으로 덮여 있다. 바람이 강한 지역이라 바람으로부터 건물을 지키기 위한 그들만의 독특한 건축 양식을 지닌 옹플뢰르. 청회색의 돌판과 건물 1층의 파라솔이 대조를 이루어 아무데서나 찍어도 예쁜 색감의 사진이 나온다.
지베르니에서 출발해 항구 바로 옆,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가격은 다른 곳들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맛은 평범한 편. 건물 벽에는 삼 년째 맛있는 집으로 뽑혔다는 광고를 붙여 놓았는데 그런 말은 곧이 곧대로 믿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더 확인했다.
항구를 끼고 들어서며 가장 먼저 보이는 해양 박물관 [Musée de la Marine]. 도시의 오래된 교회 건물 가운데 하나인 옛 생테티엔 교회(Saint-Etienne) 예배당이 개조되 현재는 옹플뢰르 도시의 특징과 역사를 보여주는 해양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긴 역사를 지닌 오래된 건물이라 그 앞을 지날 때 모두가 눈길을 한번씩 주는 곳이다. 건물 자체로도 오래된 항구 도시의 미를 보여주는 해양 박물관.
15세기에 지어진 목조건축 성당. 현존하는 프랑스의 가장 큰 목조 교회이다.
목조로 지어진 성당이라 그 분위기가 아늑하며 성당 내부에서는 은은한 나무향을 맡을 수 있다. 또 성당의 지붕 모양이 둥그런 이유는 당시 준공 작업자들 대부분이 선박업에 종사해서 마치 배를 뒤집어 엎은 듯한 모양으로 건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생트 카트린 성당 종탑. 성당과 따로 분리되어져 건축되어 있다.
모네가 그린 생트 카트린 성당 종탑의 모습. 모네는 당시 그의 스승 외젠 부댕과 함께 몇년간 옹플뢰르에서 살며 도시의 여러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다.
일조량이 적은 노르망디는 포도를 재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포도 대신 사과로 만든 증류수인 시드르가 지역 특산품이다. 거리 곳곳마다 다른 종류의 시드르를 팔고 있으니 노르망디에 간다면 시드르를 맛보길. 알코올 도수도 2도에서 5도 사이로 낮은 편이라 조금 더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주종이다.
주소 : 25 Rue des Logettes, 14600 Honfleur
파리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도시 옹플뢰르에서 한적한 유럽의 감성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