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5월 1일과 은방울꽃

틀림없이 행복해집니다.

"틀림없이 행복해집니다." 은방울꽃의 꽃말이다. 우리에게 은방울꽃은 고소영, 케이트 미들턴 결혼 부케에 사용한 것으로 유명해졌다. 은방울꽃은 프랑스에서 뮤게 Muguet라고 하는데 유럽에서는 고귀한 꽃으로 생각되어 결혼하는 신부를 위한 부케로 사용하는 전통이 있다. 은방울꽃은 작은 줄기에 달린 흰색 종이 고개를 떨군 모습을 하고 있어 결혼하는 신부와 같이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을 하고 있다. 실제로 개화하는 시기가 매우 짧고 키우기 어렵기 때문에 그 가치가 엄청나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5월 1일 노동절 Fête du Travail 에 은방울꽃을 선물한다. 프랑스 사람들은 5월 1일 노동절에 은방울꽃을 왜, 어떻게 선물하는걸까? 오봉파리를 설립한 두 프랑스사람, 제시와 폴에게 프랑스 사람이 가진 5월 1일의 기억에 대해 물어보았다.

 

제시 : 어렸을 때를 떠올리면 5월 1일에는 사람들이 집을 방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 방문한 사람들이 항상 저희에게 은방울꽃 한 송이를 선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머니께 왜 사람들이 우리에게 은방울꽃을 선물하느냐는 질문에 어머니의 대답은 항상 같았습니다. « 왜냐하면 오늘은 노동절이고, 이 날은 사람들에게 은방울꽃을 선물하는 날이란다. »

폴 : 제가 어렸을 적 집의 정원에 1 제곱미터정도 되는 땅에 은방울꽃을 길렀어요. 매년 은방울꽃이 활짝 피는 것만을 기다렸답니다. 5월 1일 즈음 은방울꽃이 개화하기 시작하면 부모님이 은방울꽃으로 부케를 만들곤 했는데 항상 여동생이나 제가 이웃과 친구에게 나눠주러 가곤 했죠. 좋은 향기가 나는 뮤게꽃을 받은 사람들의 미소와 고맙다는 인사가 좋은 추억으로 언제나 남아 있어요.

 

이렇듯 5월 1일은 프랑스 사람에게 아름다운 은방울꽃을 나누는 축제날이다. 하지만 왜 하필 노동절에 은방울꽃을 사람들과 나누는걸까? 사실 5월 1일에 관한 유래와 역사는 여러가지의 프랑스 전통풍습이 섞여있다.

이는 중세시대 프랑스의 왕 샤를 9세에 관련된 기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561년 5월 1일, 행운을 불러다 주는 은방울 꽃을 매년 왕, 왕비 또는 귀족을 시중을 드는 ‘상궁’에게 주기로 결정하게 된다. 20세기 초반 유럽에는 5월 1일 마다 Bals du Muguet라는 은방울꽃 무도회가 생겨났는데, 이 날에는 젋은 여자들은 흰색 옷을 입고 젊은 남자는 뮤게 한송이를 단추에 단다. 이를 통해 은방울꽃은 사랑, 행운을 가져다 주는 꽃으로 유명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풍습이 어떻게 노동절과 연결이 되었을까? 

5월 1일 노동절은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파리에서 열린 제 2인터네셔녈(사회주의 운동을 배경으로 설립된 국제기구) 회의에서 5월 1일을 세계 노동자의 날로 정하고 하루 8시간 노동을 정하게 된다. 프랑스 또한 19세기 후반 이래로 5월 1일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리는 날이 되었다.

 

이렇게 5월 1일이라는 날이 노동자들을 위한 날로 정해지게 되고 은방울꽃을 나눠주던 전통과 합쳐저 오늘날 노동절에 은방울꽃을 주고받는 풍습이 생기게 되었다. 5월 1일, 파리에 여행을 온다면 파리의 꽃집에서 은방울꽃을 찾아 의미있는 선물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