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할게 참 많은 도시다. 하지만 일정이 길어 오래 머물거나 아예 파리에 살고 있다면? 에펠탑, 개선문,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이름난 명소를 이미 다 돌아보았다면 이번엔 당일치기로 파리를 벗어나 보는 건 어떨까? 그래서 이번에는 파리에서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해 드린다.
참고로 1번부터 6번까지는 나비고로 갈 수 있다. (단, 나비고 구입시 1-5존으로 선택해야 한다)
프로방 혹은 프로뱅은 아름다운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마치 과거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주는 도시. 2001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왕좌의 게임 같은 중세 시리즈를 좋아하면 무조건 추천.
성벽으로 둘러싸인 마을은 영화 세트장 같기도 해서 사진 찍기 좋고, 성벽을 따라 마을 경치를 둘러보거나 성 안에 작게 난 창밖으로 마을을 내려다보아도 좋다. 특히 중세 축제가 수시로 열려 타이밍을 잘 맞춰가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파리에서 가는 법 : 파리 동역에서 기차를 타고 Provins역에서 하차
프랑스 역대 왕이 살던 거처로 성이 완공된 12세기 부터 18세기까지 몇 백 년 동안 증축이 이루어져 다양한 건축양식을 구경할 수 있으며, 198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성이기도 하다.
루이14세가 직접 지어 거처까지 옮긴 베르사유 궁전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이후 나폴레옹이 각별히 아끼며 살던 곳이라 현지에서는 나폴레옹의 궁으로 더 유명하다. 매년 4월 중순에 나폴레옹 축제가 열리니 18세기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구경해보고, 저녁에는 무도회도 참가해 보자.
파리에서 가는 법 : 파리 리옹역에서 TER를 타고 Fontainebleau Avon 역에서 하차 후 역 앞에 있는 1번 버스 탑승 (약 1 시간 소요)
주소 : 77300 Fontainebleau
오픈 시간 : 매주 화요일, 1월 1일, 5월 1일, 12월 25일 휴관,
4월 - 9월 궁전 9:30 - 18:00 / 10월 - 3월 궁전 9:30 - 17:00
입장료 : 일반 12유로 (뮤지엄 패스 사용 가능)
미술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특히 고흐를 좋아한다면 꼭 가보아야 하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 고흐가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전 두 달 남짓의 시간을 보내며 여러 걸작을 남긴 작은 마을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고흐의 그림 중 상당수가 이 마을에서 그려졌다.
고흐가 마지막까지 사용하던 방, 단골 식당, 시골 교회, 생을 마감한 밀밭까지 백 년이 지난 지금도 고흐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파리에서 가는 법 : 파리 북역에서 기차를 타고 Valmondois 역에서 갈아탄 후 Auvers sur Oise 역에서 하차
베르사유 궁전은 화려했던 프랑스 궁정 문화의 상징이다. 프랑스가 위세를 떨치던 시기 권력의 중심이었던 태양왕 루이 14세가 지어 직접 살았고, 매일같이 연회를 열어 정부 관리나 귀족, 다른 국가 군주까지 초대하며 막대한 부와 권력을 과시했던 현장이기도 하다. 당시 궁전 내에는 약 만 명의 사람들이 거주할 정도로 베르사유 궁전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그랑 트리아농, 쁘띠 트리아농, 거울의 방 등등 화려한 볼거리가 많고, 연못에서는 지금도 뱃놀이를 할 수 있다. 단, 사람이 매우 많아 두 시간 정도의 대기시간은 감안하고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파리에서 가는 법 : RER C 선을 타고 Château Rive Gauche 역에서 하차 (몽파르나스 역 출발 기준 약 20분 소요)
주소 : Place d'Armes, 78000 Versailles
입장료 : 일반 20유로, 분수 공연 포함 시 27유로
오픈 시간 : 월요일 휴무 9:00 - 18:30
홈페이지 : www.chateauversailles.fr
베르사유 궁전의 원 모델인 보르비콩트 성은 푸케라는 프랑스의 재상이 만든 화려한 성인데, 완공된 날, 루이 14세가 구경 왔다가 질투를 느껴 그대로 성으로 돌아가 푸케를 괘씸죄를 뒤집어 씌워 무기징역에 처해버리고, 더 크고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을 짓게 만든 비운의 성이다. 그만큼 매우 화려하다.
특히 5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밤이 되면 로맨틱한 이벤트가 열리는데, 바로 2000여 개의 촛불로 성을 밝히는 '촛불의 밤'. 또한 가끔씩 멋진 불꽃놀이도 개최하고 있으니 타이밍을 잘 맞추어 보자.
파리에서 가는 법 : 파리 동역에서 Transillien P를 타고 Verneuil-l'Etang 역에서 하차, 성 셔틀버스 Chateaubus를 타면 도착
주소 : Château de Vaux-le-Vicomte, 77950 Maincy, France
오픈 시간 : 3월 23일 - 11월 3일 10:00 - 19:00 (마지막 입장 17:00)
입장료 : 보통 영업일 일반 16.9유로 / 촛불의 밤 일반 19.9유로
홈페이지 : www.vaux-le-vicomte.com
샹티이 성은 파리 북역에서 기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가까운 고성이다. 중세 시대에는 요새로 쓰이다가 점차 증축을 거듭하면서 지금의 화려한 모습을 가지게 되었는데, 부분적으로 베르사유 궁전을 참고하기도 해서 '작은 베르사유 궁'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여기에는 훌륭한 미술작품도 많은데, 샹티이 성의 주인이었던 오말 공작이 엄청난 미술작품 수집광이었기 때문. 유명한 모나리자가 원래 걸려있던 장소도 여기다. 지금도 라파엘로, 보티첼리, 반 다이크, 푸생, 들라크루아 등 많은 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파리에서 가는 법 :
1. 파리 북역에서 TER를 타고 Chantilly-Gouvieux역에서 하차, 도보로 이동. (총 50분 소요)
2. 파리 북역(혹은 파리 리옹역, 레 알 Les Halles)에서 RER D를 타고 Chantilly-Gouvieux 역에서 하차 후 도보로 이동 (총 1시간 10분 소요, 갈 때만 가능, 파리로 돌아갈 때는 불가)
3. 25유로에 입장료와 TER 왕복 티켓이 포함된 샹티이 성 TER 패키지를 추천한다. 아이 동반 시 1인 당 1유로만 추가하면 되며 물론 북역에서도 구입 가능하다.
주소 : Château, 7, Rue du Connétable, 60500 Chantilly
입장료 : 일반 17유로
홈페이지 : www.domainedechantilly.com
지베르니는 거주 인구 500여 명의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세계 각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명소다. 바로 인상주의의 거장 모네의 생가와 정원이 이 마을을 방문하는 이유인데, 특히 정원은 모네의 대표적인 작품 '수련' 연작의 모델이 된 장소. 지베르니를 가기 전 파리에서 오랑주리 미술관을 방문하여 모네의 수련 연작을 먼저 감상하고, 인상주의 작품이 주는 풍경의 느낌을 기억했다가 지베르니에서 그대로 실제 모네의 정원과 비교해보면 더욱 재미있다.
사람이 많아 인파를 피하려면 평일에 가는 게 좋다.
파리에서 가는 법 : 파리 생라자르 Saint-Lazare 역에서 출발해서 Vernon에서 내린 뒤 역 앞에서 셔틀버스 승차. (약 1시간 15분 소요)
모네의 생가 & 정원
주소 : 84 Rue Claude Monet, 27620 Giverny
오픈 시간 : 매일 9:30 - 18:00 (2019년 기준 3월 22일 - 11월 1일까지)
입장료 : 성인 9.5유로, 만 26세 이하 5.5유로
옹플뢰르는 작고 아름다운 노르망디의 항구도시. 파리에서 차로 두 시간 정도면 갈 수 있어 아침 일찍 출발한다면 충분히 당일치기로 즐길 수 있다.
또한 옹플뢰르는 쿠르베, 부댕, 모네 등의 인상주의 화가에게도 사랑받았던 도시이기도 하다. 동화에 나올 듯한 건축물과 항구는 기분전환 하기도 좋고, 사진을 찍기에도 안성맞춤. 팁을 알려드리자면, 화가들이 좋아하는 도시는 웬만하면 다 예쁘다. 좋은 그림을 그리려면 좋은 풍경을 찾기 때문.
파리에서 가는 법 : 파리 생라자르 역에서 기차를 타고 도빌 Deauville에서 하차(약 2시간 30분 소요), 도빌에서 버스나 택시로 15분 이동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 지역에 있는 항구 도시. '해적의 도시'라고도 부른다. 에메랄드빛 바다, 흰 갈매기와 푸른 하늘, 청량한 바람, 이국적인 건물들까지. 이보다 완벽한 기분전환이 또 있을까. 브르타뉴 지방은 맛있는 크레이프의 지역이기도 하다.
파리에서 가는 법 : 파리 몽파르나스 역에서 TGV를 타고 Saint Malo 역에서 하차 (약 3시간 소요), 역에서 구시가지까지 도보로 20-30분, 버스로 7분
'천공의 섬'이라 불리는 몽 생 미셸. 물 위에 떠있는 듯한 멋진 자태로 파리 여행할 때 꼭 한번씩은 가보는, 인기 있는 여행지다. 그래서 방문객으로 붐비는데, 메인 거리인 그랑 뤼 Grand Rue에 사람이 너무 많다면 섬을 둘러싼 벽을 따라 걸어도 좋다. 탁 트인 시원한 풍경도 훌륭하고, 중세 건축물도 구경할 수 있기 때문.
몽생미셸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은 레스토랑 '라 메르 풀라르'의 오믈렛. 130년 동안 이어온 레시피로 만든 오믈렛으로, 가볍고 폭신해 입안에서 녹는 식감이 일품이다. 때문에 헤밍웨이, 입생로랑 같은 유명 인사의 사인으로 벽을 빼곡하게 장식하고 있다.
파리에서 가는 법 : 파리 몽파르나스 역에서 Mont-saint-Michel 역에서 하차. (약 3시간 소요), 이후 도보, 무료 셔틀버스로 몽생미셸까지 이동 (도보 30분, 셔틀버스 5-10분)
라 메르 풀라르 LA MERE POULARD
주소 : Grand Rue, 50170 Le Mont-Saint-Michel
오픈 시간 : 7:00 - 21:30
가격대 : 30-40유로
파리에서 가장 가까운 바닷가 도시. 노르망디 특유의 동화 같은 건물과 탁 트인 바다가 훌륭해 옹플뢰르와 마찬가지로 여기도 인상주의 화가들이 좋아했던 도시이기도 하다. 도빌은 규모가 작아 한 시간 정도면 웬만한 건 돌아볼 수 있는 작은 도시다. 시간이 남으면 바로 옆에 쌍둥이처럼 있는 트루빌도 함께 들러 보자.
도빌은 파리에 가까운 해변인 만큼 파리 부유층에 의해 관광지로 발전되었는데, 때문에 쇼핑, 승마, 테니스, 카지노 등 비싼 여가들을 즐기거나 구경할 수 있다. 파리 쇼핑지에서 세계 각지 관광객에게 치이는 것보다 여기서 편안히 쇼핑을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파리에서 가는 법 : 파리 생라자르 역에서 기차 타고 DEAUVILLE 역에서 하차 (약 2시간 30분 소요)
글 : 홍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