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는 앙트레 - 메인 요리 - 디저트가 나오는 코스 요리를 므뉘 Menu라고 부르는데, 파리 레스토랑에서 코스 요리를 즐기려면 보통 25유로 정도가 든다. 하지만 부이용 줄리앙에서는 괜찮은 3 코스 요리를 약 15유로 정도에 즐길 수 있다.
Bouillon은 불어로 '걸쭉한 수프'라는 뜻으로, 전통적인 프렌치 수프는 19세기 후반 부터 20세기 초반의 대중적인 음식이었다. 부이용 줄리앙 창업자는 파리 노동자들이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레스토랑을 열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 컨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아르 누보 스타일의 화려한 인테리어에 고퀄리티 프렌치 식사를 적당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부이용 줄리앙 내부는 식물에서 영감을 얻은 곡선, 비대칭성, 장식적인 패턴이 특징인 아르 누보 스타일로 꾸며져 있다.
1906년, 레스토랑 오너와 건축가 에두아르 푸르니에는 유명한 유리 공예가에게 이곳의 인테리어를 아르 누보 스타일로 의뢰했다. 벽에 새겨진 공작무늬 패널은 이 레스토랑의 트레이드 마크다.
유명한 유리 공예가인 루이 트레젤이 4계절을 상징하는 님프를 새겨넣은 4개의 커다란 패널들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이곳의 모든 가구눈 당대 최고의 가구 디자이너였던 루이 마조렐이 디자인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찬란했던 파리 1920년대 바의 모습이 지금도 남아있다.
제라늄과 데이지 패턴이 얽혀 있는 바닥의 타일은 도예가 Hippolyte Boulenger가 디자인했다.
부이용 줄리앙은 당대 파리 셀럽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장소였다. 유명한 프랑스 가수 에디트 삐아프와 그녀의 연인이었던 복싱 챔피언 막셀 세르당도 이곳의 24번 테이블에서 종종 저녁식사를 했다고.
스타터로 마늘과 파슬리로 조미된 부르고뉴 에스까르고를 선택했다. 프랑스에서는 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중요한 식사나 크리스마스 이브 때, 에피타이저로 에스까르고를 먹는다. 달팽이 요리에는 항상 특별히 준비된 집게와 포크가 같이 나온다.
메인 요리로 프레골라 파스타, 소고기, 생강, 레몬 그라스가 들어간 소고기 수프가 나온다. 프레골라 파스타는 이탈리아 사르데냐 지역에서 유래한 파스타로, 달달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인 세몰리나 도우를 주로 사용한다. 육즙이 살아있는 소고기의 부드러운 식감은 한국에서 먹던 소고기 국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오리 다리 콩피는 전통 프랑스 요리다. 36시간 동안 허브와 함께 저온 숙성을 거쳐 육질이 부드러워진 고기를 사용한다. 홈메이드 프렌치 프라이가 함께 나온다.
1900년 대 파리에는 250여 개가 넘는 수프 전문점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부이용 줄리앙은 예쁜 실내 장식을 자랑하는 파리 시내의 몇 안남은 정통 수프 전문점이다.
창업자 에두아르 푸르니에는 "아름답고, 맛있고, 비싸지 않은 곳"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이곳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그의 모토는 아직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가성비 좋은 프렌치 레스토랑 맛집을 찾는다면 부이용 줄리앙을 추천한다.
글 : 경민희
사진 : Yuka & Ya Hui CHANG
주소 : 16 Rue du Faubourg Saint-Denis, 75010 Paris
교통 : 메트로 4/8/9호선 Strasbourg Saint-Denis 역
오픈시간 : 매일 11:45 ~ 자정
홈페이지 : 여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