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 궁전

베르사유 궁전의 탄생

1624년, 루이 13세가 사냥을 위해 지은 비교적 작은 별장이 베르사유 궁전의 시작이었다. 루이 14세가 1665년부터 50년간 끊임 없이 증축하여 유럽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성, 오늘날의 베르사유 궁전이 탄생한다. 루이 14세에게 사실 베르사유는 단순히 연회장 또는 왕이 사는 궁전이 아닌, 본인의 절대왕정을 유지하기 위한 무대와도 같은, 하나의 정치적 장치였다. 때문에 많은 왕가와 정부관리들을 베르사유 궁전 내로 끌어들이려고 애를 썼고, 많은 군주들을 초대해 본인의 부와 권력을 보여주고자 싶어한 루이 14세. 이런 이유로 궁전 내에는 왕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약 만 명의 사람들이 항상 거주하며 일을 하였다고.

 

주인 잃은 비운의 궁전, 베르사유

1789년 프랑스 혁명으로 왕가의 거처는 강제로 베류사유에서 루브로로 이전되며, 많은 그림들 또한 루브르 박물관으로 보내지고, 가구들은 속전속결 경매로 팔려나간다. 절대왕권의 상징이었던 사진 속 철문 또한 혁명시기동안 파괴되어버린다. 국민들의 손에 의해, 루이 16세와 그의 부인 마리 앙투와네트는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공개 처형을 당하며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고, 베르사유 궁전은 그렇게 주인 없는 궁전으로 몰락하게된다.

  

LOUIS XIV

궁전 앞으로 우리를 반기는 동상 하나. 이 말을 타고 있는 조형물의 주인공은 바로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왕, 루이 14세이다. 태양왕 (Roi-Soleil) 이라는 별명을 가진 절대왕정의 군주였던 그는 "짐이 곧 국가이다." 라는 문장으로도 유명하다. 23년만에 루이 13세와 안 도트리슈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귀한 늦둥이 왕자였던 그. 고작 여섯살의 나이로 왕의 자리에 오른 루이 14세는, 어린시절 파리에서 시민 봉기와 프롱드의 난의 시기를 보내며 죽음의 두려움에서 떤다. 그런 그에게 루브르 궁전으로부터 베르사유 궁전으로의 이전은, 사치스러운 생활에 대한 욕망 이전에, 어쩌면 하나의 생존 수단이었을지도 모른다.

 

왕실 

루이 14세는 통치 말에 심지어 자신의 방을 사진 속 궁전 중앙에 위치한 곳으로 변경한다. 자신을 세상의 중심이라고 믿었던 그가, 궁전이 증축되고 베르사유 정면의 광경이 막힘 없이 보이는 자리에 방을 두고자 한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하지만 루이 15세를 거치며 궁전 중앙에 위치하였던 왕의 방은 조금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안락한 공간으로 다시 이전된다.

 

거울의 방

루이 14세 시절, 젤 아르두엥 망사르라는 건축가에 의해 공원이 보이던 발코니 공간이 차후 오늘날 거울의 방 (Galerie des Glaces) 이라 불리는 궁전 내에서 가장 유명하며 호화로운 장소로 탈바꿈난다. 수 많은 연회와 궁중 의식들이 진행되었던 왕궁의 심장과도 같은 공간. 17세기 바로크 장식으로 만들어진 이 공간은 총 357개의 거울로 꾸며져있으며, 갤러리의 규모는 복도 길이 73미터, 높이 10,50미터를 자랑할만큼 거대하다.

 

왕실 예배당

당시 프랑스 건축가 아흐두앵 망사르가 공사를 맡아 지었으며, 약 11년에 걸쳐 지어진 왕실 예배당. 성당 내부는 대리석 바닥과 도금 그리고 화려한 벽화로 장식되어 있다. 2층에 모든 주요 왕실과 연회장이 위치하여있어, 왕가의 지배층은 모두 2층에서 예배를 드렸다고 전해진다. 그런 이유일까. 2층에서 보는 성당 전경 모습이 1층에서 보는 모습보다 더욱 화려하다고. 방문 기회가 있다면 특히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파이프 오르간과 하늘나라의 모습을 그린 천장화 (샤를 드 라 포스의 예수의 부활) 들을 특히 눈여겨보도록.

 

전쟁 갤러리

프랑스 혁명 이후, 나폴레옹의 결정으로 루이 필립의 손을 거쳐 과거 왕이 머물었던 거처는 전쟁 회랑 (갤러리 드 바따이) 으로 개조된다. 전쟁 갤러리엔 496년 톨비악 전부에서부터 1810년 나폴레옹의 승전까지를 기록한 33점의 전쟁 기록 작품들이 나열되어있다.

 

베르사유 정원

왕가의 정수라 불린 베르사유 정원은 루이 14세의 명령으로, 당시 최고의 조경 설계가였던 앙드레 르 노트르에 의해 만들어진다. 궁전 주변에는 수십여개의 화려한 분수들이 위치하고 있으며, 나무와 화단들은 마법의 가위가 지나간 것처럼 믿을 수 없이 정확하고 아름답게 꾸며져있다. 심지어 베르사유 정원 뒤로는 루이 14세가 베네치아에서 가져온 곤돌라를 즐겨 탔다는 웅장한 크기의 운하가 있다. 실제로 운하 내에서는 오늘날에도 뱃놀이가 가능하며, 30분 기준 13유로, 1시간 기준 17유로로 대여가 가능하다고.

 

미니열차

거대한 크기의 정원을 모두 보기란 하루 반나절을 쉬지 않고 걸어도 쉽지 않다. 시간과 에너지 단축을 위해선 베르사유 궁전 내 열차를 이용하도록하자. 운하와 트리아농까지 단번에 이동할 수 있어 아주 편리하다. 이용 가격은 성인 기준 5,9유로.

 

그랑 트리아농

루이 14세가 마르두앙 망사르 부인을 위해 만들었던 공간.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는 강렬한 인상을 뿜는 베르사유 궁전과는 다르게 왕비를 위한 별관인만큼 여성적인 미가 돋보이는 장소.

 

프띠 트리아농

열차를 타고 도착한 베르사유 궁전 마지막 코스, 프띠 트리아농. 마리 앙투아네트 별궁으로 유명한 이곳은 사실 루이 15세가 퐁파두르 부인을 위해 만들어 선물한 장소로, 차후 유산을 물려받은 루이 16세가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선사했다고한다. 사치의 대명사로 불리는 앙투아네트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게 내부는 따뜻한 느낌으로 꾸며져있었다.

 

베르사유 궁전

이용시간 : 화-일요일 9:00-18:30 / 월요일과 5월 1일은 휴관

입장권 : 성인 기준 일반 입장권 18유로, 베르사유 궁전 & 정원 & 트리아농 통합 패스권 20-27유로

가는법 : 파리 근교 지상철 RER C 를 이용하여 베르사유Gare de Versailles Château Rive Gauche 역 하차, 또는 파리 메트로 9호선 Pont de Sèvres 역에서 내려 171번 버스 환승

 

베르사유 정원

이용시간 : 월-일요일 8:00-20:30 / 폭설 또는 폭우와 같은 날씨엔 휴무

 


글 : 한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