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PENICHE
주소 : Promenade Michel d'Orano - 14800 Deauville
오픈 시간 : 런치 12:00 - 14:30 / 디너 19:00 - 21:30 (11월 6일 - 12월 13일 휴무)
가격 : 17 - 35 유로 (세트 메뉴)
여행 중에 맛집을 찾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토박이처럼 보이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께 여쭤보면 그만. 그래서 도빌 맛집을 알아보려 도빌로 직접 찾아가 광장 주변을 지나가지던 할아버지, 주택가 슈퍼마켓에서 장 보시던 할머니, 시청 앞에 앉아계셨던 할머니, 그리고 해변에서 강아지와 산책하시던 할아버지, 그리고 관광청 직원에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바닷가의 레스토랑을 여쭈어보았다. 대답은 조금씩 달랐지만 그 중 꼭 언급하는 곳이 있었다. 그곳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배 안을 꾸민 레스토랑 라 뻬니슈 LA PENICHE. 항구에 정박한 배 안으로 들어오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정한 데코레이션과 창가에 비친 항구가 눈에 들어온다. 손님들 모두 한 두 번 와본 것 같지 않아 단골처럼 보였고 파리에서 느끼기 어려운 넉넉함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얻고 싶은 자리였지만 제 바로 뒤에 오셨던 노부부께 양보해드렸다.
해물요리와 함께 곁들이기 위한 화이트 와인과 함께 세트메뉴를 주문했다. 메뉴는 24.9유로 세트와 35.9유로 세트가 있는데 이번에는 35.9유로 세트를 골랐다. 와인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르고뉴산 샤르도네 CHARDONNAY로 약간의 산미와 달짝지근한 맛도 있어 흰 살 생선, 양념하지 않은 돼지고기나 닭고기, 샐러드 등 가벼운 음식에 잘 어울린다.
샤르도네 AOP CHARDONNAY 가격대 : 5€
CRAQUANTS DE GAMBAS ET ASPERGES AU GINGEMBRE
전식으로 나온 작은 튀김인데 흔히 감바스라고 부르는 왕새우와 생강 향을 살짝 입힌 아스파라거스를 함께 튀겨낸 요리. 흔히 알고 있는 스페인 요리 '감바스 알 아히요'의 감바스가 이 새우. 얇고 바삭한 튀김옷 안에 두툼하게 씹히는 통새우살과 옆에 부드러운 아스파라거스까지. 식감도 향도 훌륭했다.
PAVE D'ESPADON SAUCE VIERGE, PUREE D'EPINARD
황새치 스테이크. 우리나라에서는 일식집 회로 가끔 볼 수 있는 식재료로 빨간 점이 박혀있는 흰 빛깔이 특징인데, 스테이크로는 아직 생소하다. 하지만 비린 맛이 매우 적어 유럽에서는 꽤 사랑받고 있다. 생선의 굽기를 물을 때 꼭 로제로 주문해보기를 추천한다. 생선의 육즙이 풍부해 감칠맛이 훌륭하다. 옆에 있는 건 시금치 퓨레인데, 시금치의 본연의 향을 은은하게 느낄 수 있다. 위에 얹어 나온 비에르주 소스 Sauce Vierge는 약간의 산미와 바질 향이 더해져 생선과 잘 어울렸다.
ANANAS FRAIS ROTI SUR FONDUE DE CHOCOLAT ET GLACE VANILLE
파인애플을 살짝 구워 당도를 올리고 초콜릿 퐁듀 위에 얹은 다음 그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린 디저트.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퐁듀는 파인애플의 산미와 고유의 향을 돋우어줄 뿐, 그 이상 선을 넘지 않아 매우 균형 있었다. 흰색, 검은색을 제외한 레드, 옐로우, 그린 세 가지 컬러로 밸런스를 맞추었고, 가지에 달린 열매에 눈이 온 듯한 데코레이션도 훌륭했다.
보통 프랑스 레스토랑은 식사 후 종업원이 영수증과 카드리더기를 가져와서 테이블에서 계산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계산대로 직접 가서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자리에서 다릴 필요없다. 요즘은 프랑스에서도 점점 이렇게 바뀌는 추세인 것 같다. 그리고 예약시간 15분이 지나도 방문하지 않으면 예약이 취소되니 주의.
창가 너머로 보이는 항구의 뷰와 실속 있는 가격에 훌륭한 맛. 현지인을 믿고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사진 : 홍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