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의 요새로 둘러싸인 작은 도시 디낭. 켈트 문화가 두드러지는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 있다. 동화 속에 온 것 만 같은 이 마을은 작고 아기자기한 특징이 돋보인다.
디낭으로 가는 법
파리 몽파르나스 역에서 기차를 타고 디낭 Dinan역에 도착. 기차마다 환승 도시가 다르다. 3시간에서 5시간까지 여정이 꽤 길어 렌 Rennes 을 비롯한 주변 브르타뉴 도시를 방문할 때 함께 들르면 좋다.
디낭의 최고의 명소라고 할 수 있는 제르주알 거리. 언덕으로 올라가는 동안 15세기 중세 후기의 오래된 목조건물이 펼쳐진다.
건물 입구 앞에 비를 피할 수도 있고 테라스로도 사용 가능한 공간이 보인다. 이러한 건축양식으로 만든 집을 메종 아 포르슈 (Maison à porche)라 부르는데, 이전에는 건물들이 서로 가깝게 붙어있고 목조로 되어있어 화재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었고, 실제로도 서너 번 대형화재가 일어났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현재는 메종 아 포르슈는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디낭이 아니면 보기 힘든 건물.
제르주알 거리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레스토랑이 보인다. 브르타뉴 지방에서 유명한 크레이프를 맛보자.
주소 : 21 Rue du Jerzual, 22100 Dinan
오픈 시간 : 월 - 토 12:00 - 21:30 (주말 22:30까지)
가격대 : 8-15유로
옅은 블루의 테이블과 탁 트인 창문의 목조 건물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맑은 날에는 테라스에서 느긋한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은 선택.
브르타뉴 지방의 크레이프는 메밀 반죽이다. 강우량이 많고 습도가 높아 밀 재배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말랑한 밀가루 반죽과는 달리 메밀 반죽은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바질, 올리브오일, 치즈 등을 갈아서 만든 제노베제 소스를 구운 호박을 메밀 반죽으로 싼 뒤 그 위에 토마토 페이스트와 얼린 카망베르 크림을 올린 요리. 곁들여 나오는 샐러드는 바질, 잠봉, 모짜렐라, 방울토마토에 발사믹소스가 뿌려져 나온다. 재미있는 크레이프와 기본에 충실한 샐러드. 이러한 브르타뉴 크레이프는 약간의 탄산기가 있는 사과주인 시드르 Cidre와 잘 어울린다.
배를 만족스럽게 채웠으니 산책을 계속해보자. 언덕 꼭대기로 올라가면 약 3km에 걸친 성벽에 다다른다. 중세시대 도시는 외적을 막기 위한 성벽이 필수적이었으나 파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프랑스 도시에서 현대화를 거치며 성벽을 허물었다. 오늘날 거의 완전히 보존된 성벽은 디낭이 아니면 보기 어렵다. 옛날에는 굴뚝에 연기가 모락모락 났을, 옛 도시의 고즈넉한 풍경을 성벽위에서 감상해보자.
주소 : Rue Saint-Malo, 22100 Dinan
브르타뉴 지방의 특색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디낭에는 중세풍의 귀여운 간판이 각각의 가게에 달려 있다. 이국적이고 특색있는 간판을 구경해보는 것도 소도시 디낭여행의 묘미.
창업자 가족이 현재까지도 전통 제조법을 계승하고 있는 통조림 공장 conserverie 라 벨 일루아즈. 전통적으로 정어리가 많이 잡히는 남부 브르타뉴 지방에서 만들었으며, 디낭 중심지에서 찾을 수 있다. 통조림이라 오래가고 운반도 간편해 선물하기 적합하다.
언덕 위에서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두면 디낭에서 북쪽 생 말로 Saint-Malo로 흐르는 랜스 강이 보이며, 멀리나마 항구도 구경할 수 있다. 생 말로 하구에 위치한 이 항구는 디낭의 상인이나 장인이 외부 세계와 연결할 수 있었던 중요한 장소였다.
디낭은 규모가 작아 반나절 정도면 충분히 돌 수 있다. 단 옛날 방식으로 울퉁불퉁하게 포장된 길이 많아 편안한 신발을 챙기는 걸 추천한다.
글, 사진 : Leona Fuj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