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파리를 여행하려면 많은 계획이 필요하다. 날씨는 우울하고 해는 일찍 지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춥고 우울한 회색 하늘을 피해 따뜻한 오후나 저녁을 보낼 방법을 찾는다. ObonParis가 파리에서의 잊을 수 없는 겨울 추억을 위한 환상적인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바로 유명한 방돔 광장에 위치한 리츠 호텔 Hotel Rits의 애프터눈 티다.
루이 14세 시대에 지어진 광장인 방돔 광장은 상징적인 프랑스 건축과 공간 예술 양식을 보여준다. 8각형의 광장은 베르사유 궁전의 건축가로 유명한 Jules Hardouin-Mansart가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장 중앙에는 1805년 12월 오스트리아와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나폴레옹이 1805년 12월에 세운 거대한 에메랄드빛 방돔탑이 보인다.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눈부신 트리 장식 덕분에 연말 파리의 명소로 자리잡은 방돔 광장은 프랑스 혁명의 지도자인 당통과 루이-나폴레옹이 머물렀던 곳이자 작곡가 프레데릭 쇼팽이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 곳이기도 하다.
방돔 광장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소는 단연 리츠 호텔이라 할 수 있다.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 코코 샤넬, 마르셀 프루스트와 같은 벨 에포크의 전설적인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1900년대 초반의 화려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리츠 호텔은 팔레스 자격을 받았고 세계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호텔 중 하나로 불릴 만큼 권위 있는 호텔이 되었다.
파리를 제2의 고향이라 부른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리츠 호텔을 사랑했고 그곳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술집에 앉아 술을 마시거나 글을 쓰곤 했다고 하는데, 이 위대한 작가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리츠 호텔은 바의 이름을 Hemingway Bar로 바꾸었다. 헤밍웨이 위스키라는 이름의 칵테일도 여전히 제공되며, 헤밍웨이의 책과 기념품으로 장식된 내부가 그를 연상시키고 있다. 실제로 코코 샤넬은 "리츠는 나의 집이다"이라고 말할 정도로 리츠를 사랑했고 그곳에서 30년을 살았다. 방돔 광장이 보이는 객실은 여전히 스위트룸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리츠는 단순한 고급 호텔이 아니라 1900년대 벨 에포크 시대에 예술과 문화가 탄생한 상징적인 장소 중 하나로 의미가 있다.
리츠 호텔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로 유명한 프랑스의 위대한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애용하고 즐겨 찾았던 이름을 따 살롱 프루스트 Salon Proust라는 이름의 티 룸이 있다.
살롱 프루스트는 프라이빗하고 조용한 티타임 공간으로 자리가 많지 않은 살롱이기 때문에 최소 2주 전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예약을 한다. 방문 며칠 전에 확인 이메일을 받게 되고 답을 하지 않을 경우 예약이 취소될 수 있으니 꼭 확인 후 회신을 하는 것이 좋다. 입장시 예약자의 이름을 말하면 티타임 동안 코트나 소지품을 안전하게 보관해준다. 직원이 자리로 안내하기에 혼자 들어가 앉지 않도록 한다.
따뜻하고 우아한 티룸에 들어서면 금새 벨 에포크 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앤틱하고 클래식한 디테일이 눈에 띌 것이다. 위대한 예술가와 유명인의 영감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반짝이는 은색 고급 식기가 테이블 위에 준비되어 있다. 리츠 호텔의 프랑스식 애프터눈 티 타임은 18세기 프랑스 귀족들의 차 문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티타임은 유럽 문화의 일부이다. 18세기와 19세기 유럽 귀족들이 점심과 저녁 사이 긴 무기력을 극복하고자 발전되었는데, 프랑스에서 티 살롱은 문화 교류와 사교의 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실제로 '살롱'은 상류층 지식인들이 문학, 예술, 정치, 과학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고 토론하는 상류층 저택의 응접실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는 말이었다. 즉, 프랑스의 티타임은 단순한 휴식 시간이 아니라 깊은 대화와 생각을 위한 마법 같은 시간인 셈이다.
프루스트의 살롱에 왔으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유명한 마들렌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 68€의 티타임 옵션 중 하나는 기본적인 페이스트리와 1인당 음료를 제공하며 커피와 홍차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88€ 와 103€ 옵션에는 샴페인도 포함되어 있다. 본격적인 티 타임 세트를 기다리는 동안 작은 과자가 제공된다. 모든 디저트가 아주 부드럽고 맛있으며 양이 많다. 디저트를 다 먹지 못한다면 남은 것은 테이크아웃 하기를 추천한다.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는 깊은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차가운 겨울의 냉기도 물러난다.
살롱을 나오면 화려한 황금빛 조명 아래 아름다운 파사쥬 Passage를 볼 수 있다. 환상적인 오브제들이 창가에 멋지게 자리잡고 있어 발걸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리츠 호텔의 정원은 특히 오후 방문 시 꼭 봐야 할 곳이다.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일부를 정원에서 썼다고 한다.
파리의 벨 에포크 시대를 경험하길 원한다면 리츠 호텔의 티타임이 완벽한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역사가 숨 쉬고 여전히 기록되고 있는 이 아름다운 장소로 향해보자.
글&사진 : 오봉파리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