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황홀해지는, 마치 CF 속 한 장면 같은 베르동 협곡의 모습. 유럽에서 가장 큰 협곡으로, 길이가 약 50km에 달한다.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협곡으로, 유럽의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곳.
베르동 협곡 가는 법
베르동 협곡, 그 중에서도 에메랄드 물결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생크루와 호수는 차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따라서 차로 남프랑스 일주를 계획 중인 여행자에게 적합한 코스.
베르동 협곡의 시작은 1960년대, 늘어나는 인구에 대비해 식수와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 댐을 설치하면서부터. 댐을 건설하면서 농부들도 더 수월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고요하던 평원에 에메랄드 빛 물이 차오르면서 거대한 인공 호수가 형성되었다는 점. 사진에서도 느낄 수 있듯 에메랄드 물빛이 매우 아름다워 지금까지 매년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눈과 빙하가 녹은 물이 흘러 내려 석회암 고원을 깎아내고, 이렇게 거대한 골짜기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호수에는 석회암 성분이 녹아 있어서 날씨나 유수량에 따라 코발트, 비치색, 녹색, 터키블루 등 다채로운 색을 띠게 되는데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물빛이 평생 잊을 수 없는 광경을 선사한다.
길게 이어져있는 베르동 협곡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이곳 생크루와 호수 SAINTE-CROIX. 근처 마을과도 가깝고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준비되어 있고, 무엇보다 레포츠를 즐기기에 완벽한 곳이다. 래프팅, 카약, 페달 보트 등 워터 스포츠를 포함해 패러글라이딩, 루지, 산악 자전거, 전기 자전거, 겨울에는 스키까지 즐길 수 있는 진정한 레포츠의 천국. 주차 공간이 협소한 편이고 특히 여름에는 빠르게 차는 편이니, 조금 일찍 방문하는 걸 추천.
예쁜 물빛 위에서 즐기는 워터 스포츠는 더운 여름 태양도 잊을만큼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준다.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맑고 고운 물빛에 절로 황홀해진다. 그래서인지 매년 여름이면 프랑스 사람들 또한 가족 단위로 이 곳에 많이 놀러와 수영이나 여러 액티비티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카약도 좋지만, 조금 더 쉬운 액티비티를 원하신다면 페달 보트를 추천. 2-3인용부터 5-6인용까지 다양하게 있으며, 전기 페달 보트도 준비되어 있다. 물살이 없고 잔잔한 호수라서, 페달 보트를 발로 조금만 움직여도 꽤 빠르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힘을 들이지 않고 천천히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액티비티 중 하나. 미리 간식을 준비해 와 페달 보트 위에서 간단한 피크닉을 즐겨도 좋고, 안에 수영복을 입고 와서 언제든 물에 뛰어들어도 좋다.
넓은 호수를 가로질러 액티비티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협곡 사이에 들어가게 된다. 높게 솟아있는 절벽 사이,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지는 끝없는 에메랄드 빛 호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 때보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받게 된다.
생크루와 호수에서 차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무스티에 생트 마리 Moustiers-Sainte-Marie, 그리고 6월-7월 사이에 방문한다면 보라빛 물결로 가득한 라벤더 밭을 방문해보자.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가기에 이보다 훌륭한 여행지가 없다.
글 : 이유나
사진 : Pierre I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