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파리는 특별하다. 심심치 않게 잿빛으로 물드는 평소와 달리 햇살이 비추고 포근한 날씨와 예쁜 꽃이 도시를 감싸는, 봄은 파리에서 가장 화려한 계절이 아닐까. 그래서 오늘은 봄의 파리에서 꼭 해보아야 할 것과 가보아야 할 장소를 알려드린다.
파리에서 예쁜 꽃을 즐기려면 4월 초중순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시기 평년 기온은 5도에서 20도로 일교차도 큰 편이고 날에 따라 늦가을처럼 추울 수도 있으니 트렌치코트나 가죽재킷, 얇은 가디건 등을 준비하면 좋다. 그리고 대부분 날씨가 좋은 편이지만 가끔씩 예상치 못하게 비가 오는 경우도 있어 작고 가벼운 우산 하나 정도는 꼭 챙기자.
위에 언급했듯 봄의 파리는 아름답다. 3-4월에 걸쳐 파리 전역에 벚꽃과 목련이 피어 거리를 지나다 아래와 같이 사진찍고 싶어지는 장면이 곳곳에 펼쳐지기 때문.
에펠탑 아래 샹드막스나 건너편 트로카데로에서도 벚꽃이 피는데, 이 두 군데가 이 시기 가장 좋은 에펠탑 포토스팟. 샹드막스 벚꽃은 3월 말, 트로카데로 겹벚꽃은 4월 중순이 가장 좋은 시기다.
노트르담 대성당과 셰익스피어 서점에도 벚꽃으로 물드는데, 둘 다 겹벚꽃이라 역시 4월 중순이 좋다.
튈르리 정원이나 루브르박물관 부근 팔레루아얄에는 우아한 적목련이 핀다. 특히 팔레루아얄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쓰일 정도로 보다 파리스럽고 친근하며 주변에 카페 키츠네가 있어 커피와 함께 풍경을 즐기기도 좋다. 파리에서 적목련은 3월 중순에 피니 참고하자.
파리에는 멋진 관광지도 많지만 길거리에도 예쁜 풍경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여행 일정에서 최소 한 두시간 정도 빼서 파리 길거리를 그저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다 보면 가끔 가이드북에 없는 나만의 장소를 발견하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센 강변은 파리스러운 건물이 강을 감싸고, 강물은 햇빛에 반짝이는 멋진 광경을 연출하는 멋진 산책로. 센 강의 다른 부분은 어떨까 ? 예를 들어 생마르탱 운하는 주변에 예쁜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아 파리 현지인에게 사랑받는 스팟.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운하 부근에 앉아 느긋한 시간을 보내도 좋다.
예술을 좋아한다면 로댕미술관을 추천드린다. 꽤 큰 곳이지만 관광객에게는 덜 알려진 장소로 위 사진처럼 고고하게 아름다운 정원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리고 곳곳에 있는 꽃과 로댕의 작품을 감상하기도 좋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촬영지로 쓰일 정도로 매력적인 장소.
프랑스 시장은 현지 분위기를 느끼기 가장 좋은 장소일 것이다. 그리고 봄의 포근한 날씨는 시장의 정겨움을 더한다. 함께 장보는 노부부, 오랜 세월동안 알고지낸 듯 안부를 묻는 상인과 손님들, 손때묻은 골동품과 신선한 과일 등 파리의 삶이 담겨있는 곳이다.
여기서 군것질거리나 과일을 몇 개 사서 주변 정원에서 꽃구경 하며 피크닉 해보는 건 어떨까. 파리 시장정보를 더 자세히 보려면 여기서 참고하자.
파리에서 시간 보내기는 파리에서 꼭 해보아야 할 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파리 카페 테라스를 보면 얼른 가보고 싶을 것이다.
카페 테라스에 앉아 지나가는 파리지앵들을 구경하거나 안에 들어가서 19세기 벨에포크의 옛스럽고 화려한 데코레이션을 구경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날씨가 포근한 만큼 테라스에서 오전에는 커피와 크루아상이나 브런치를, 저녁에는 와인 한 잔과 함께 봄을 즐기는 편을 더 추천드린다.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할까? 프랑스에서는 파리스러운 전통적인 카페는 ‘카페’, 모던한 카페는 ‘커피숍’이라 부른다. 전자는 ‘레두마고 Les Deux Magots’나 ‘카페 드 플로르Café de Flore’를 꼽을 수 있고, 후자는 파리 전역에 정말 많아 구글맵이나 트립어드바이저같은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가까운 장소를 평점따라 가도 괜찮다.
그러면 ‘메종 소바주Maison Sauvage’나 ‘부츠 카페 Cordonnerie’, ‘도즈Dose’, 그리고 위에 언급한 ‘카페 키츠네Café Kitsuné’와 같은 좋은 카페를 쉬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날씨가 좋은 만큼 파리에는 많은 행사가 열린다. 나만의 이벤트인 여행에서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속 이벤트.
예를 들어 4월에 열리는 ‘캣츠 앤 독Salon Chiens Chats’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마음에 드는 행사일 것이다. 5000제곱미터의 큰 행사장에서 900여종의 강아지와 고양이 종을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입양할 수도 있다. 여행에서 만난 반려동물은 더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예술을 좋아한다면 4월 그랑팔레에서 열리는 ‘파리 아트페어Paris Art Fair’로 가보자. 파리 아트페어는 현대 미술 작품이 사고 팔리는 큰 행사라 현대 미술 트렌드와 실작품을 구경해 볼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입이 즐거워지는 ‘테이스트 오브 파리’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데, 여기서는 전 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고 프랑스 스타 셰프의 요리 시연도 볼 수 있다. 빵을 좋아한다면 노트르담 대성당 주변에 ‘라 페뜨 뒤 빵La fête du Pain’에서 올해 최고의 바게뜨를 맛보아도 좋다.
마지막으로 약간 늦게 5월 달에 오게 된다면, 파리의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밤에, 그것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박물관/미술관의 밤Nuit des Musées’에 꼭 참여해보자.
글 : 홍순민, Yuka Ishihara
사진 : 오봉파리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