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그랑팔레에서 올해 2017년 봄에 열린 테이스트 오브 파리는 프랑스 내의 내로라하는 스타 셰프들 50여명을 행사장내로 초대해 화려한 라인업으로 치장한 대규모의 미식축제겸 식품박람회이다. 프랑스 그들만의 리그. 허나 세계 대부분의 3스타급 명성을 가진 식당들이 프렌치 레스토랑이며, 인기 미식 잡지 미슐랭 대부분의 지분을 파리 레스토랑들이 독식하고 있으니, 가히 세계 최고의 미식 축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름도 어색한 새로운 축제의 장르, 미식축제. 하지만 사실 이 듣기조차 조금 어색한 미식 축제라는 페스티벌은 날이 갈수록 세간의 집중을 받고있다. 국내에서 2016년 열린 블루리본 서베이 미식축제부터 스페인의 식품박람회 마드리드 퓨전 까지, 앞으로 세계의 유명 페스티벌 만큼이나 유명해질지도 모르는 일.
멋진 음악, 정상급 스타 셰프들의 레스토랑 가판대, 쿠킹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 그리고 요리 무대까지. 이곳은 단순히 몇몇 먹기좋은 음식을 한입거리로 그저 눈과 입으로 즐기는 곳이 아닌, 여러가지의 컨텐츠가 한 곳에 모여 하모니를 이루고 입맛을 돋궈주는 고급스러운 살롱이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20유로이며, 행사장 내 시식은 무료로 주어지는 카드를 충전하여 결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음식의 가격은 보통 5유로에서 12유로까지 다양하며, 배불리 먹기 위해선 한명당 약 25유로 정도의 추가금액이 필요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파리의 유명 미슐랭급 프렌치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인 요리들을 맛본다고 생각할 때, 비교적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맛을 볼 수 있으니 합리적이진 않지만 수긍할 정도의 비용이다. (예상 총 지출비용 : 40-50유로)
입구에서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미슐랭 가이드사의 행사장. 타이어 회사에서 단순히 고객들을 위해 무료로 나눠주던 매거진에서 호평을 얻어 세계 최고의 미식 가이드북이 되어버린 미슐랭 가이드. 오늘날엔 세계 방방곡곡에 존재하는 유명 레스토랑들을 선별하여 다니며 별 1개부터 최대 별3개의 영광을 부여하고, 그 식당들의 국제적인 수준을 정의하는 미식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회사이다.
메종 르노트르 는 2009년 세상을 뜬 GASTON LENOTRE 프랑스 셰프의 레스토랑에서 파생된 베이커리 브랜드. 르노트르는 특히 프랑스어로 QUATRE QUART 라는 파운드 케익으로 유명하다.
가판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보면 많은 무료 시식의 기회들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 소개 공간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중 몇몇개를 소개하고자한다. COMPTOIRE DU CAVIAR 는 약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캐비어와 생선알 전문 브랜드로 철갑상어 알의 경우 23유로부터 200유로대까지 그 가격대가 다양했다.
강한 올리브향을 가진 스페인 올리브유 브랜드 ORO BAILEN. 시식해본 제품은 올리브 잼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풍부한 풍미와 향을 가진 제품이었다. 가격이 9유로대부터 시작되며 비교적 저렴한 편.
그렇게 수 많은 식품전시회 구경을 마치고 도착한 곳은 미슐랭 3스타의 주인공, 기사부아 셰프의 간이 주방. 긴 줄로 관람객들의 대기가 이어지고, 어렵게 그의 시그나처 요리인 트러블 스프를 맛볼 수 있었다.
일반 버섯과 트러플이 빵의 결에 촘촘히 박히고 발라져있는 브리오슈 그리고 아티초크와 트러플 버섯이 잔뜩 들어간 스프. 트러플의 마법사가 만든 스프를 맛볼 수 있는, 짧지만 즐거운 한입의 순간이다.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파리지점 셰프를 맡고 있는 유명 주방장 THIERRY MARX 이 직접 모습을 들어냈다. 주방에 들어가자마자 손님들 앞과는 대조되는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부주방장과 직원들을 지휘하는 그의 프로다운 모습.
그의 메뉴중 우리는 2가지 본식을 맛보았다. 첫번째는 가금 닭고기에 삿갓버섯을 넣어 김밥처럼 돌돌 말아 튀긴 후 보기좋게 잘라 특별소스를 얹은 요리. 자칫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닭고기에 라비올리가 함께 서빙되어 풍부함을 더 채워주어 결과적으로 매우 마음에 들었다. 참고로 이 요리는 만다린 오리엔탈 레스토랑의 대표 본식이라고.
그리고 두번째 요리는 바로 트러플 버섯이 들어간 에멀전과 겹겹히 예쁘게 쌓인 마카로니 그리고 송아지 뒷다리 고기가 함께 나온 요리. 질기지 않으며 부드러운 결로 벗겨지는 송아지 다리 고기 특유의 식감과 섞이지 않는 액체를 특별한 기술로 조화롭게 만든 트러플 에멀전의 맛. 플레이팅부터 양 그리고 컨셉의 신선함까지 모두 완벽했던 요리.
본인을 에클레어계의 천재라 명한 파티시에 CHRISTOPHE ADAM. 프랑스 최고의 파시티에라는 명성을 듣고 있는 그는 질의 급이 다른 창의성 넘치는 에클레어 디저트를 보유하고 있다. 에클레어라는 긴 모양의 케이크 전문점이라는 테마를 가진 이 체인점은 파리 중심에 여러개의 가게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가맹점을 가지고 있다.
2002년부터 3스타를 유지하고 있는 프렌치 요리계의 거물 프레데릭 안톤 또한 직접 테이스트 오브 파리를 찾았다. 블로뉴 숲에 위치한 그의 레스토랑은, 파리 시내와 실제로 약 30분 정도의 거리를 가지고 있는 숲의 중간에 위치하여 있어, 레스토랑의 장소 또한 매우 특별하기로 소문나있다.
프랑스 유명 요리대결 프로그램 TOP CHEF 2017 우승자, 제레미. 젊은 감각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플레이팅으로 축제 내의 많은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었다.
내년 이맘즘 열릴 2018 테이스트 오브 파리 현장에도 많고 다양한 스타 셰프들이 얼굴을 빛추길 기대하며 행사장을 나선다.
글, 사진 : 한재운